우울증으로 꽤 오랜 시간 고생을 한 나는 이 이유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알 수 없었다. 그저 병원에 가서 간단하게 상담을 받고 상담 후에 약을 받고 집에 와서 약을 먹는데만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전되기는 했지만 정확한 이유를 모르니 재발되는 상황이 일어났다.
이 우울의 중심에는 무의식적으로 설계된 불안장애가 있었다. 이유없이 불안한 날과 불안하지 않은 날이 마치 사인 파형처럼 오르락내리락했고 불안하지 않은 날에는 일과를 수행하기 쉬웠지만 불안한 날에는 일과를 도저히 수행할 수가 없어 무기력하게 이불속에만 있었다. 쉽게 말하면 하루는 이불속에 있었고 하루는 너무 좋아 산책을 하고 자기 관리에 집중했다.
나는 불안이 엄습해 오는 날의 내 모습을 봤다. 불안에 떨고 있을때는 무엇을 하는지..
불안장애에 일어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았다.
첫번째, 게임에 빠져있다.
나는 게임을 못한다. 취미 정도로 하는 게임이라기보다 현실도피를 위해 게임을 한다. 게임에 빠진 날에는 집안이 어지럽고 이렇게 글을 쓰지도 않으며 씻지도 않고 흔히들 말하는 폐인의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특히 게임도 FPS나 액션 게임 등 과격한 게임을 즐기곤 하는데, 잘하지도 못하는 게임에 빠져 스트레스를 풀기는커녕 스트레스를 더 받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게임에 빠진 날에는 아무런 성취감도 만족감도 들지 않았다. 그저 게임한 후 소모된 에너지 때문에 어지럽다는 느낌뿐.
이때의 내모습은 영락없는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현실에서의 불안이 나를 가상세계로 인도한 것이다.
두 번째,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
하루에 해야할일이 무엇이 있을까? 사람이 살면서 해야 하는 일은 청소, 개인위생관리, 일 등등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불안에 빠지면 이러한 할 일을 안 하게 된다. 아니, 이러한 일을 안 해도 불안에 빠지게 된다.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야 할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불안장애와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이뤄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밥 먹기, 설거지하기, 청소하기, 정리 정돈하기, 일하기 등등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과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되었고 이렇게 해야 할 일을 잘 수행한 날에는 신기하게도 불안증세가 많이 사라졌다.
세 번째, 너무 먹거나 먹지 않는다.
식습관만큼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을까?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기분이 좌지우지된다. 또 늘 먹는 시간에 먹어줘야 우리의 몸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잘 쓴다. 제때의 좋은 음식을 잘 먹는 것이 건강한 정신겅간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나 불안에 빠지면 제때에 먹지 않고 건강한 음식을 찾지 않으며 입에만 좋은 정크푸드 혹은 배달음식을 찾게 된다. 이때의 심리상태는 지금 요리가 하기 귀찮다거나 오늘은 왠지라는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이 심리를 이해하면 그래도 편하게 시켜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허기라는 것은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아도 금방 충족되기에 이때는 귀찮더라도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것을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삶은 계란을 먹는다거나 에어프라이어로 감자를 구워 먹는 거나 등등, 먹는 것에 집착하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것 역시 불안으로 인한 회피 활동이기에 먹는 것에도 신경을 써서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네 번째, 음란물을 좋아하게 된다.
불안상태에서는 장기적인 보상보다는 즉각적인 쾌락을 찾게 되는데, 이 쾌락을 위해 음란물을 찾게 된다.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야한 것들을 보면서 자위를 하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으려 한다. 이 또한 지금의 생활을 피하려고 하는 하나의 나쁜 습관일 뿐이다. 정서적으로 불만족되었을 때 이는 크게 나타나는데, 정서적으로 만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상을 패턴화 시켜 그 루틴에 맞게 하나씩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음란물을 보며 자위를 하는 것은 불안을 더 증폭시키며 만족감보다는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서적인 만족을 위해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좋은 사람과 좋은 대화를 하고 관계를 맺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는 꼭 오프라인에서 이뤄지지 않아도 된다. 요즘 같은 세상엔 온라인이 잘 되어있기에 온라인으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섯 번째, 남과 비교한다.
요즘처럼 남과 비교하기 쉬운 세상이 어디 있을까? 미디어에 노출된 타인의 모습은 자신의 못난 모습과 비교하기 딱 좋은 대상이다. 미디어의 그들의 모습은 최고의 모습과 행복한 모습만 연출되어 나타나는데 우리는 그것이 연출되어 있음을 알고서도 눈에 들어오는 모습만 보고 그들을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되지 않는 내 모습을 보며 힘들어한다. 더 신기한 것은 불안항 상태에서 더 비교하게 된다는 것이다. 불안증세에 빠지면 남을 훔쳐보는 것처럼 SNS를 보게 되는데 마치 개미지옥에 빠져들듯이 그 사람과 비교하며 나는 할 수 없다 라는 좌절감을 즐기게 된다. 내가 할 수 없는 이유를 내 머릿속에서 비교를 통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내가 불안할 수밖에 없음을 합리화시키게 되며 불안이 합리화되면 이 또한 습관이 되어 타인과의 비교로 평생 괴롭게 지내야만 한다. 이때 제일 좋은 처방전은 미디어를 차단하는 것 밖에 없다. 내 친한 친구는 그런 타인의 비교가 싫어 카카오톡도 하지 않고 사진이 나오는 어떠한 것들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섯 번째, 잠을 너무 많이 잔다.
수면이 불규칙하다는 것 역시 지금 나의 심리상태가 그리 건강하지 않음을 알려주는 하나의 증상이다. 우울증의 증상으로 잠을 못 자는 것이 하나의 증상이라고 하지만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 역시 우울증상의 하나이다. 평소에는 7~8시간 정도 자는 사람이 9시간 많게는 12시간 이상 잔다는 것은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 하는 심리상태가 반영된 결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걷기가 제일 좋다. 적당한 시간을 자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동안 적당한 활동을 해야 하는데 현대에는 굳이 그렇게 활동을 하지 않아도 할 것이 너무 많기에 활동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불안으로 인해 잠이 많아진 날에는 해가 떠있는 시간에 1시간 정도 걷고 돌아오면 다시 수면 패턴을 맞출 수가 있다. 수면 패턴이 맞아떨어지면 대부분의 불안증세는 많이 호전된다.
일곱 번째, 휴대폰이나 전자기기에 빠져든다.
위에 말한 게임과 같다. 아니 게임뿐 아니라 위에 말한 거의 모든 것과 비슷할 것이다. 불안에 빠진 사람의 특성은 즉각적인 보상이 있는 것들에 취하게 된다. 즉각적인 보상이라 함은 쾌락과 연결된 행동인데 휴대폰이나 TV를 보는 것은 즉각적인 보상을 맛보게 해주는 것들이다. 휴대폰에 각종 알림을 보며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과 TV를 보며 웃고 떠드는 것 역시 쾌락이라는 감각을 활성화시키는 보상을 준다. 이 즉각적인 보상은 만족감을 키워줄 수 없다. 즉각적인 보상 이후에는 또 즉각적인 보상을 원하게 되며 더 크고 자극적인 것에 집중하게 된다. 이럴 때 나타나는 제일 큰 증상이 중독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안하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서 당연한 심리상태일지도 모른다. 허나 우리는 불안 그 자체를 무서워하고 피하기만 할 뿐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고 배우지도 못했다. 그저 불안하면 자신만의 어떠한 방법으로 피하는데 급급 할 뿐이었다. 이런 불안으로 인해 욜로다 소확행이다 등등 소비심리를 자극하기만 했고, 그것이 트렌드가 되어 장기적인 만족감보다 현재의 쾌락에만 눈이 멀게 된 것이다. 물론 그런 인생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그렇게 좋은 인생은 아닌 듯하다. 그 결과는 내가 지낸 20대나 지금의 모습인 30대를 보니 알 수 있다. 쾌락주의자였던 나는 쾌락만 좇았던 나머지 미래의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하고 싶은 일이라고 했던 일들은 쾌락을 느끼지 못하면 그만두었고 쾌락을 느끼는 일은 더 큰 쾌락이 있을 것이라는 망상으로 다른 일을 찾게 되었다.
이로 인해 나는 불안증세가 나타났고 불안한일이 증폭되면 우울증이 되어 무기력하게 되었다. 해결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지금의 쾌락은 진짜 즐거움이 아니라 신기루와 같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야 할 일을 리스트로 만들고 생각 없이 하나하나 해 나가다 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상도 크고 삶의 만족도고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글을 읽는 분들은 아마 불안에 대해 많이 생각하신 분들 일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불안하고 불안에 의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미디어를 끊고, 정리정돈을 하며 책을 읽고 많이 걸어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해야 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해야 할 일을 다 해내면 시간이 남을 것이고 이때는 독서나 걷기를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정리정돈을 하면 불안증세에서 벗어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온전히 이것은 내 경험인 만큼 효과가 보장되어 있다. 그러니 꼭 따라하여 불안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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